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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시행 4년 반…20대 건설사 현장서 121명 숨졌다

김영욱 | 기사입력 2026/09/29 [13:24]
노동/건강
중대재해법 시행 4년 반…20대 건설사 현장서 121명 숨졌다
기사입력: 2026/09/29 [13:24] ⓒ 성남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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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노조가 2월 9일 청와대 앞에서 판교건설현장 중대재해 1호 요진건설 사업주를 처벌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남피플


선고 96건 중 경영책임자 실형은 6건뿐…사망사고 반복한 대형 건설사는 기소조차 안 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4년 반이 넘었지만, 국내 20대 건설사 현장에서 추락·충돌·붕괴 같은 사고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111건의 사망사고로 121명이 목숨을 잃었다. 반면 법원에서 경영책임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처벌이 약하니 예방 효과도 약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20대 건설사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현황'을 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20개 건설사 현장의 사망자는 2022년 33명, 2023년 26명, 2024년 31명, 2025년 26명이다. 매년 20~30명이 숨진 셈이다. 올해 상반기 사망자는 5명(5건)으로, 상반기 기준으로는 가장 적었다.

 

사고 유형은 해마다 비슷하다. 개구부, 비계, 고소작업대 등에서 떨어진 추락사고가 41건(36.9%)으로 가장 많았다. 굴착기·지게차 등에 부딪히거나 토사에 맞은 사고가 28건(25.2%), 끼임·깔림·전도가 16건, 붕괴·무너짐·매몰이 11건이었다. 안전시설을 설치하거나 해체하다가 떨어져 숨진 노동자도 있었다. 2024년 대우건설 현장에서는 낙하물방지망을 해체하던 노동자가 약 18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지난해에도 포스코이앤씨 현장(설치)과 디엘건설 현장(해체)에서 낙하물방지망 작업을 하던 노동자 2명이 추락해 숨졌다.

 

기업별 사망자는 대우건설이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건설 13명, 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 각 11명, 롯데건설·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각 10명 순이다. 이 7개사 사망자를 합치면 80명으로 전체의 66.1%를 차지한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 현장에서는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사망사고가 났다. 2022년 1월 HDC현대산업개발 현장 붕괴로 6명이, 지난해 2월 현대엔지니어링 교량 공사현장의 거더 붕괴로 4명이 숨졌다.

 

선고 96건 중 실형은 6건, 평균 형량은 1년 2개월 안팎

사고는 반복되는데 처벌은 약하다. 매일노동뉴스가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기준으로 선고가 끝난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96건 가운데 경영책임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건은 아리셀 참사를 포함해 6건(5.94%)이다. 80건(79.2%)은 집행유예, 10건(9.9%)은 무죄였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선고된 평균 형량은 약 13.98개월이다.

 

기소도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같은 분석에서 기소된 사건의 83%는 중소기업 사건이었다. 4년 연속 사망사고가 난 대형 건설사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매일노동뉴스는 지적했다. 이번 통계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은 대우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모두 이 '4년 연속' 명단에 들어 있다.

 

법원 기준은 바뀌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21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의 첫 양형기준안을 의결했다. 중대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숨졌을 때 기본 권고형량은 징역 1년 6개월~4년이다. 가중 사유가 있으면 3~10년, 특별가중인자가 두 개 이상이면 최대 15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위험 신고를 무시했거나 시정명령을 반복해서 어겼을 때, 안전 예산을 제대로 편성하지 않았거나 공기를 무리하게 줄였을 때는 형량을 가중하도록 했다. 하지만 유족과 합의해 처벌불원서를 받으면 특별감경인자로 인정된다. 이를 두고 민주노총은 "기업에 돈으로 처벌을 회피할 수 있는 알리바이를 제공한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주영 의원은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조차 같은 유형의 중대재해가 해마다 반복된다면, 사고 뒤 마련한 재발방지 대책이 실제 작업 과정에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지난 7월 같은 유형의 중대재해가 다시 발생한 기업에 대해 본사까지 포함해 특별감독에 준하는 감독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를 철저히 이행하고, 안전시설 설치·해체 작업 자체에 대한 위험성 평가와 추락 방지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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