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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3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 청와대 누리집 © 성남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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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정부 "1호는 텍사스 발전소만 확정, 원전·LNG는 경제성 따져야"
- 美 언론 "알래스카 540억 달러"…중간선거 앞둔 정치적 효과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사업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이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행정부가 한국과 체결한 협정 덕분에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중 하나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 정부가 최대 2천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투자로 6GW 규모의 발전시설과 대형 원전 8기,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이 건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거대한 투자 패키지는 핵심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고,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보장하며, 한국 및 태평양 지역 전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구체적인 사업 규모를 제시했다. 미국 내 원전 8기 건설에 최대 1,200억 달러, 텍사스 가스발전소에 220억 달러, 알래스카 LNG 사업에 50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미국 측은 원전이 오하이오와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 등에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美 언론 "알래스카 540억 달러"…중간선거 앞둔 정치적 효과 주목
미국 언론은 알래스카 LNG 사업에 주목했다. 알자지라는 이 사업이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남부 수출터미널까지 약 1,300km 길이의 가스관을 잇는 540억 달러 규모 사업이며, 건설 과정에서 1만2천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텍사스 발전소는 텍사스주 엔시날에 들어서는 6GW급 가스화력발전소다. 이 자리에 함께한 댄 설리번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LNG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 시점을 두고는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알자지라는 이번 발표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상원 의석이 위태로운 알래스카·텍사스와 맞물려 있다고 짚었다. 설리번 의원은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위크도 알래스카 투자 발표가 설리번 의원의 선거운동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업의 실체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온라인 매체 제로헤지는 "2천억 달러 한국 '투자'의 실체는 구매자 없는 가스발전소, 부지 없는 원전 8기, 서울이 '향후 논의'라고 부르는 파이프라인"이라고 꼬집었다. 알자지라는 퓨리서치 조사에서 한국인의 55%가 미국에 비호감을 보여 2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韓 정부 "원전은 프레임워크, LNG는 검토 착수 단계"
한국 정부의 설명은 미국과 온도차가 있다. 정부는 텍사스 가스발전소 사업만 대미 전략투자 1호 사업으로 확정했고,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사업은 후속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원전은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짓는다는 프레임워크만 마련한 상태로, 8기 각각의 사업은 확정되지 않았다. 앞으로 부지와 공사비, 사업 구조 등을 구체화하고 개별 사업의 상업성을 따진 뒤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알래스카 LNG는 이보다 더 초기 단계다. 한미 양국이 사업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을 뿐이며, 한국 정부는 사업 구조와 비용 등을 따져 경제성이 확인돼야 실제 투자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미 양국이 지난해 합의한 대미 투자 규모는 총 3,500억 달러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나머지 2천억 달러는 에너지 등 전략투자 사업에 투입하는 구조다. 그 대가로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는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다. 전략투자는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연간 달러 조달액을 200억 달러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한편, 투자수익 환수를 둘러싼 우려도 여전하다.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투자 원리금을 회수하기 전까지는 수익을 한미가 5대5로 나누지만, 원리금 회수 뒤에는 미국이 90%, 한국이 10%를 가져간다. 1호 사업인 텍사스 발전소는 한국이 자금 전액을 조달하는데도 지분은 한미가 50%씩 나눠 갖는다. 미국이 무엇을 출자하는지, 곧 현금인지 부지·인허가·세제 혜택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20년 동안 430억~454억 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 금액을 어떻게 계산했는지, 매출 기준인지 순현금 기준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발전소 전력을 사줄 구매처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사업은 미국이 고르고 손실 위험은 한국이 떠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원전과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알래스카 LNG로 투자가 넓어질수록, 국민 세금과 외환보유액으로 조성한 자금을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지 따져보는 국회 차원의 검증이 필요하다.
/성남피플 김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