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건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한인 익스프레스 1심 선고 결과 비판
기사입력: 2020/12/29 [18:32]  최종편집: ⓒ 성남피플
김영욱
트위터 밴드 페이스북 공감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자료사진 - 민주노총 경기도본부가 지난 12월 17일 성남 김태년의원실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성남피플

 

-이천 한익스프레스 화재참사 1심 선고 결과에 부쳐-

 

발주처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건설현장의 죽음은 반복된다!

 

38명이 사망한 이천 한익스프레스 화재참사 1심 선고 결과가 나왔다. 원청인 건우 담당자과 감리단장에게는 징역과 금고형이 선고되었지만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 TF팀장은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다. 징역과 금고로 형량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경영책임자는 처벌에서 빠져나가고, 발주처에게는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는 관행은 여전하다. 이런 결과로는 기업이 안전조치에 제대로 비용을 투자할리 없다. 이번 재판 결과를 보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반드시 제대로 제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핵심은 책임있는 자가 책임지게 하는 것이다.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참사에서 공사기간 단축을 요구해서 폭발위험이 있는 동시작업을 하도록 만든 것은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였다. 발주처는 현장에서 진행된 공정조율회의에도 참석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세 차례 걸쳐 화재위험을 경고하며 조건부 적정판정을 내린 유해위험방지계획의 주체도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와 시공사인 건우였다. 그런데 이번 재판에서도 발주처와 시공사의 경영책임자는 빠져나갔다.

 

이런 처벌로는 절대로 건설현장에서의 중대재해를 막을 수 없다. 이천의 한익스프레스 참사는 12년 전 코리아2000 냉동창고 사망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채 발주처에 2000만원의 벌금만 물린 결과가 아니던가. 그런데 현재의 산안법으로는 건설 현장이나 조선소 현장에서 원청의 책임은 물을 수 있겠지만, 발주처의 책임을 제대로 묻기는 어렵다. 발주처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책임을 묻더라도 말단 관리자가 아니라 경영책임자가 책임을 지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오늘 열리는 국회 법사위 소위원회에 상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논의를 위해 정부 부처들이 협의한 안이 올라왔다. 이 안에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여러 핵심조항들이 삭제되어있는데, 특히 발주처의 책임 부분이 삭제되어있다. 정의조항에서도 발주를 삭제하고,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안전조치 의무에서도 위험의 외주화 조항과 발주처의 공기단축 관련 조항들을 모두 삭제했다. 결국 건설현장 노동자 재해의 가장 중요한 원인제공자인 발주처를 면책하겠다는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마음이 급하다. 그런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빨리 제정하는 것 못지 않게 제대로 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사위에 제출된 부처협의안처럼 실질적인 책임자들의 책임이 삭제되고 면제된다면 그 법은 기업을 처벌하지 못하는 기업처벌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한익스프레스 화재참사 선고 결과를 보며 우리는 국회에 다시 한 번 요구한다. 38명의 목숨을 빼앗고도 발주처는 책임에서 빠져나가는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발주처의 책임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

 

 

20201229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 성남피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밴드 페이스북 공감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교육복지사 파업 선포 / 김영욱
성남복정2지구내 시유지 매각 뱐대,성남시의회 청원에 1,730명 참여 / 성남피플
방문요양보호사 긴급생계지원 대상자 확대 촉구 / 김영욱
[리뷰] 이석기 의원의 옥중 수상록,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 / 김영욱
경기공동행동,‘누더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거부한다. / 김영욱
[입장문] 법인택시 기사도 재난지원금 100만원 지급하라 / 김영욱
이재명,1차 재난지원금 규모 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역화폐 지급 건의 / 성남피플
김은혜의원 “8호선 판교 연장, 기재부 예타조사 대상사업 선정” / 성남피플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법사위 논의 강력 성토 / 김영욱
도, 민주화운동 관련자 생활보조비 지원. 1월 4일부터 신청받아 / 성남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