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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솜방망이로 둔갑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기사입력: 2021/01/07 [21:43]  최종편집: ⓒ 성남피플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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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건설노동조합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고원 앞에서 열린 한익스프레스 남이천 물류창고 산재사고 건설노조 추모행동 돌입 기자회견에서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중대재해기업 처벌범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0.05.12ⓒ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 성남피플

 

 

혹여나 했지만, 역시나로 끝나고 있다. 4차산업 혁명시대을 주도하겠다는 정부와 국회는 2차 산업혁명시기의 전근대적 노동 관행을 연명시키고 있다. 가깝게는 2년 전 김용균씨 사망사고와 구의역의 김군 참사, 오랜동안 건설현장에서 낙엽으로 떨어지는 노동자의 행렬, 산재사고율 23년째 세계 1(터키가 21)인 대한민국...

 

오늘(17)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통과된 내용을 보면, 애초 정부안은 중대재해로 노동자가 사망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 대해서 2년 이상 징역형 또는 5,000~10억 원 벌금형이 징역 1년 이상 또는 벌금 10억 원 이하로 됐다.

 

또한 처벌 대상인 경영책임자 범위가 법인의 대표이사 및 이사에서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변경됐다. 사실상 안전담당 임원에 책임을 떠넘기고 대표이사가 빠져나갈 구멍을 크게 만들어 준 것이다. 5인이하 사업장 법 적용배제, 50인 이하 사업장 3년 유예, 상공인 사업장 1000이하 면적 적용 제외, 그리고 인과관련 배제를 통해 관리·감독 지위에 있는 직무관련 공무원이 소극 행정우려로 법 적용에서 배제됐다.

 

특히, 5인 이하 사업장 적용배제는 언뜻 소규모 사업장까지 무리한 적용을 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정작 대기업에 납품하는 하청업체, 하청 전문건설업체, 용역업체 등은 무조건 직원을 5인 미만으로 기업 쪼개기를 할 것이 자명하다.

 

무엇보다 책임범위에 발주처임대인을 포함시키는 내용도 삭제됐다. 원안에는 재해 발생 시 공사를 발주한 건설사나 건설장비를 임대한 측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 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한 김용균씨 사례에서 보듯이 원청업체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며 제2,제3의 김용균을 양산할 수 밖에 없다.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소위는 여야간 토론과 합의로 이뤄진다. 그러나 합의만을 위한 잘못된 법개정은 오히려 '재해기업보호법'으로 전락한다. 공자가 누누이 비판한 향원이 되지 않을 정치가 더불어민주당에 더욱 필요하다.

 

공자가 논어(論語)에서 "향원은 덕의 도적이다(鄕愿德之賊也)"라고 했다. 향원이란 말은 사이비 유덕자, "덕이 있는 사람과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닌 사람"을 말한다. 국민의힘과 타협을 위해 또 대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뼈만 앙상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은 향원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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