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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연봉제가 대세인 시대
기사입력: 2013/06/06 [21:55]  최종편집: ⓒ snmedia.org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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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연봉제가 대세인 시대
 
“인권위는 또 교육부 장관과 각 시·도교육감들에게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포함한 관계자들과 합의를 통해 차별적 저임금구조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권유했다.
학교 비정규직 임금체계는 근로기준일수에 따른 연봉제로 책정되는데, 월 100만원을 조금 상회할 정도로 적으며, 근속기간이 임금 산정에 반영되지 않아 장기 근무를 할수록 유사 업무를 하는 정규직과의 임금격차가 심해진다.
일례로 서울지역 영양교사의 경우 1년 차일 경우 정규직의 91% 수준이지만 10년 차일 때는 64%로 임금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경제 2013. 04. 12
 
 
임금을 굳이 ‘노동’의 대가라하지 않고 ‘노동력’의 대가라고 하는 것일까?

노동을 제공한다고 하면 노동자 자신을 판매하는 것과 같다. ‘노동’은 인간의 행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자본가는 그런 측면으로 이해하고 노동자를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고자 한다. 계약관계보다 고용주로서 권위의식을 가지게 되고 노동자 위에 군림하는 왕처럼 행세를 하게 된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노조는 안 된다’식의 발언의 본질은 이런 이유에서 나온다.

노동자는 노동하는 자신을 자본가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포함한 ‘노동력’을 판매하는 것이다. 사람 자체는 판매되거나 교환될 수 없다. 그것은 노예를 사고 파는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나 자신과 분리할 수 없는 노동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다만 ‘노동력’ 몇 시간을 임금과 교환할 수 있다.

그래서 임금의 기본단위는 법정노동시간과 연동하여 ‘시간급’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대부분 월급의 개념을 많이 쓰고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일당이란 말을 한다. 토목건축(목수, 철근, 내선전기, 설비 등) 직영으로 소속된 건설노동자들은 일당, 세금 등을 계산하여 ‘월 얼마’ 하는 식의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른바 포괄임금제라는 것이다
 
[포괄임금제?]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의 형태나 업무 성질상 법정 기준 근로 시간을 초과한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이 당연히 예정된 경우나 계산의 편의를 위해 노사 당사자 간 약정으로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을 미리 정한 후 매월 일정액의 제수당을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건설현장에서는 포괄임금제는 노동자의 권리를 은폐하기 위한 잔머리에 불과하다. 이 포괄임금에 주차수당이나 월차수당이 포함되어 있다는 식이다. 그리고 한 달에 두 번 정도 쉬면서 매일 10시간 노동을 한다. 그러나 실재 주차나 월차나 연장 수당 등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건설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포괄임금의 개념을 잘 알지 못한 점을 악용하여 기업주가 사실상 주차, 월차, 연장근로 수당 등을 착취하는 것이다. 건설현장에서도 2008년 7월 1일 이후 총공사비 20억 이상 사업장의 경우 주 40시간 노동제를 적용하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사실상 주 5일 근무를 도입한 것이나 현실에서는 포괄임금제 등을 악용하여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위 아시아경제 기사로 나오는 학교비정규진 노동자의 경우, 2012년 연봉월액 107만원이다.
같은 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월 평균임금은 171만인 것을 보면 차별을 문제시 할 수 밖에 없다.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강력히 주장하는 것은 호봉제 도입이다. 1년을 일하나 십년을 일하나 똑같은 월급을 받는 것 인데 연 근무일수만으로 연봉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단순한 일을 한다고 해도 호봉제는 근무연한의 누적에 따른 일의 숙련도나 전문성에 대한 임금산정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초, 새해로 넘어온 예산안 심의에서 국회의원들은 호봉제 예산 808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 호봉제 예산은 학교비정규직(무기계약직) 11만 명에게 9급 공무원의 1호봉 인상분에 해당하는 월 5만 원의 급여 인상분이었다.
 
여담이지만 연봉제하면 떠 오르는 것이 바로 프로야구다. 한국의 프로야구는 1982년에 시작되었다. 누구 연봉이 얼마냐고 하면서 연봉에 의해 선수의 급수가 정해지기 시작했던 것이 기억난다. 아마도 한국에서 연봉제를 대중화한 것은 프로야구가 아닌가 싶다.
 
나는 언제부턴가 이 연봉제라는 말과 김봉연 선수를 같이 연상하게 되었다. 김봉연 선수의 이름을 뒤집으면 연봉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프로야구 초기 스타였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삼미 슈퍼스타스의 마지막 팬클럽’을 쓴 소설가 박민규 씨는 이 프로야구를 통해 ‘프로의 프랜차이즈화’를 경계했던 내용이 생각이 난다. 삼미 슈퍼스타스가 계속 꼴찌를 해야 했던 이유는 ‘프로화’를 반대했던 목적의식적 노력 때문이라고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간에 어쨌든 프로야구가 한국 땅에 정착하면서 프로가 찬양받았으며 모든 사람이 ‘프로’가 되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경쟁사회, 소수 승리, 승자독식의 시스템이 이식되었다는 날카로운 지적을 이 소설은 하고 있다. 이 ‘프로의 프랜차이즈화’에는 프로야구의 나라, 미국의 영향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연봉제는 80년대 후반 90년 초반을 지나면서,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세의 임금형태로 자리 잡았다. 우리도 가끔 친구나 동창들끼리 만나 “너 연봉이 얼마냐?”고 묻게 된다. 사실 그냥 월급제이지만 내가 일 년에 얼마를 받는가를 계산해 보고 대략 얘기하는 것이 이제 일상사가 되었다.

연봉을 얘기하는 순간, 내가 뭔가 프로가 됐다는 착각이 우리에게 있는 것은 아닌가?

연봉제는 그 자체로 노동자의 개인 대 개인의 경쟁과 암투, 시비를 조장할 수밖에 없다. 38세에 퇴출이라는 '삼팔선'이란 말이 있다. 해고가 무당의 칼처럼 횡횡하는 사회 세태를 꼬집은 것이지만 연봉제는 노동자의 젊은 시절에 집중적으로 이윤을 뽑아내고 팽하는 임금 형태중 가장 악질적인 것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금융계에서는 이런 일이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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