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건강
[김영욱의 노동경제] 최저임금, 미달자 222만명 대책 시급하다
기사입력: 2016/04/09 [15:33]  최종편집: ⓒ 성남피플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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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저임금은 6,030원으로 지난해보다 8.1% 올랐다. 2008년 8.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긴 하다. 지난해 최저임금 협상은 4월9일 시작해 12차례 회의를 거쳐 7월 8일에야 타결됐다. 월급으로는 126만27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민주노총과 ‘장그래 운동본부’ 비롯한 사회단체의 최저임금 1만원 인상요구에는 한참 미달하는 액수다.
 
최저임금위원회 활동개시와 더불어 노동계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위한 800만 서명운동 선포를 하고 나섰다. 이의 반대편에서 는 재계가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논리를 다시 들고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6일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업에 부담이 증가하는 것뿐 아니라 최저임금으로 보호하려는 소상공인이 어려워지고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 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저임금 1만원 요구, 최저임금연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생활임금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제공 민중의소리,김철수 기자     © 성남피플


최저임금 상승이 고용감소로 이어진다?
최저임금과 고용의 관계에 대해 경제학계에서는 여전히 논의가 분분하다. 그리고 실상 고용감소로 이어진다는 통계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역으로 최저임금의 상승은 노동생산성을 높이게 되고 노동자의 이직현상이 줄어들어 기업가는 기술, 숙련 등의 훈련투자비를 늘이게 된다. 이것이 다시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가의 입장에서 손해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이익일 수 있다.
이를 알기 때문에 전경련의 관계자는 중・대기업집단을 말하지 않고, 소상공인을 거론하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겁박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상승이 하청기업의 임금상승으로 이어져 중・대기업의 이윤하락을 가져 올 것이라고 솔직히 말하지 않고 있다.

호주에서 1924년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애초 취지는 이러하다. 기업주가 자신의 ‘우월한 시장적 지위’를 이용해 생산성에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하는 상황을 방지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당시 스웨터를 짜던 노동자들이 극심한 저임금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우월한 시장적 지위’와 관련해 런던 정경대학의 알란 매닝 교수가 ‘수요독점’을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한 마디로 시장에서 결정되는 임금은 사용자가 노동자에 대해 우월한 협상 지위에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게 되고 결국 시장 실패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실패가 확연히 드러나면서 최근 세계적으로 최저임금 인상계획이 러쉬를 이루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현재 10달러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2022년까지 15달러(1만7천원)로 인상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각각 연방 최저임금을 12달러와 15달러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영국은 시간당 6.7파운드였던 최저임금을 올해 7.2파운드, 2020년에는 9파운드(1만5천원)까지 올린다. 러시아도 7월부터 최저임금을 20% 가까이 인상한다. 일본은 최저임금을 매년 3%씩 올려 1천엔(1만원)까지 인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한국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독일이 2014년 7월에 최저임금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키면서 지난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8.5유로(1만1천160원)로 정한 사실이다. 이는 독일 메르켈 총리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하에서 비정규직, 미니잡(주 15시간 미만의 일자리)의 노동자가 늘어난 사정과 관련이 있다. 노조 조직률이 떨어지고 노조가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할 영역이 축소됨에 따라 부랴부랴 정부가 나섰다는 점이다. 즉,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고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안정망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오히려 적극 나서야 한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는 대목이다.

▲ 알바노조가 9일 서울 마포구 경총 앞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확정과 관련해 '최저임금 6,030원 규탄및 최저임금 1만원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제공 민중의소리,정의철 기자     © 성남피플


최저임금 미달자 222만명 대책 세워야
총선을 1주일여 앞두고 최저임금 공약이 선거판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4월 7일 개시된 최저임금위원회의 2017년 최저임금 협상과 시점이 맞물리면서 공약의 실현성 여부를 두고 그 증폭을 더해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초반부터 최저임금 1만원을 핵심 공약으로 채택했고, 새누리당과 국민의당도 뒤늦게 최저임금 공약을 내놓았다.
 
새누리당 공약집에는 최저임금 관련 내용이 없었으나 뒤늦게 지난 3일에야 최저임금 인상론을 들고 나왔다.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과 조원동 공동경제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을 4년 내 시간당 8000∼9000원으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 총선 경제공약 3호를 발표했다. 그러나 조 본부장은 5일 “최저임금이 9000원까지 올라가는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라며 후퇴했다. 명목임금을 인상하기보다는 근로장려세제 등 다른 보조적인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만 말할 뿐, 최저임금을 받지도 못하는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누구도 말하고 있지 않다. 최저임금이 인상 결정되더라고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다.
이러한 차에 새로이 창당한 민중연합당에서 최저임금 미달자에 대한 대책을 들고 나왔다. 그 주장에 귀 기울여 볼 만하다.
 
민중연합당 정책공약집을 살펴보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김유선의 자료(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의하면, 2015년 8월 기준 최저임금 수혜자는 182만명이고 미달자는 222만명(11.5%)으로 노동자 8명 중 1명꼴로 법정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현황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위반・처벌에 대해 “최저임금보다 낮게 주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뿐 아니라 징역과 벌금을 병과하는 강력한 처벌조항이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최저임금 위반건수의 단 2%만 사법처리 되는 솜밤망이 징계에 불과하였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받는 경우 국가에서 체불금액에 대해 노동자에게 사전 지급하고 사용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여 노동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대책을 제안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22만명(최저임금 미달자) 중 약 70%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3개월간 1천원씩을 지급하면 965억원이 소요되는데 이를 임금채권기금 6.400억원(2015년 기준)으로 충당하자는 것이다. 이와 병행해 시행 첫해 약 1천억원 소요되지만 이후 최저임금 체불 임금 사업주의 처벌 실효성이 강화되면 예산은 더 줄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마디로 최저임금 미달분에 대해 국가가 우선 지급하여 실질적인 최저임금 사각지대를 없애며 나아가 최저임금도 1만원으로 인상하여 현재 필요생계비의 34%수준을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민중연합당의 주장처럼 최저임금의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의 주머니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1만원으로 인상할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미달자에 대한 대책논의도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여야 정당들이 선거 시기 득표만을 위한 최저임금 공약남발이 아니라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적중한 공약을 내는 것이 보다 필요한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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