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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의 노동경제] 박근혜 파면, ‘사드’부터 빼라
기사입력: 2017/03/15 [10:43]  최종편집: ⓒ snmedia.org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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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침에 눈을 떠서 신문을 펼쳐보니 사드가 떡하니 들어와 있었다. 신문 1면 사진은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사드’를 하역하는 장면이다. 한마디로 기습배치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전에 사드배치 완료하겠다거나 올해 7~8월경에는 완료하겠다는 보도를 접했지만, 3월초 벚꽃도 피기 전에 도둑고양이 담 넘듯이 오밤중에 사드 발사대가 들어오니 멍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중국의 경제보복 관련 소식들이다. 사드 배치를 위해 성주골프장 부지를 팔아버린 롯데의 중국 매출액이 감소했다는 것과 익히 알고 있듯이, 중국관광객이 발길을 끊는데 중국당국이 ‘지침’을 내려 여행사들이 자물쇠를 걸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로는 대중국 손해액이 17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사드 기습배치는 이북이 6일 미사일 4발을 발사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격전을 펼친 것이다. 한마디로 사드 배치의 기회만 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황교안 권한대행도 국방부, 외교부도 사드 기습배치에 대해 어떤 코멘트도 없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밀고 들어온 것이다. 쓰시다가 맘에 안 들면 한 달 이내에 교환이 가능하다는 일반적인 상거래를 뛰어넘어, 받을 준비도 안 되어 있는데 부지 확정과 이북 미사일발사를 건수로 잡아 밀고 들어왔다.

 

▲ 7일 주한미군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첫 부품이 한국에 도착했다.  ⓒ주한미군제공 /민중의소리    

 

일방적으로 밀고 들어온 사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은 그간 추진한 정책 전반에 대한 근본적 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개정을 비롯해 촛불민심이 요구한 6대 적폐청산 중 발등의 불은 사드를 태평양 건너로 돌려보내 끄는 일이다.

 

우선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는 행위부터 중단해야 한다. ‘기레기’ 언론들이 ‘이북 미사일대응을 위한 사드배치’라는 세뇌식 보도를 중단하고 제대로 된 토론회라도 열어야 한다. 일부 언론은 벌써부터 사드 배치를 통해 방어할 수 있는 사정범위가 200km밖에 되지 않으니 서울 강북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고, 해상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함 SM-3 도입하라고 주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사드 배치는 트럼프정부 들어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무기장사로 밖에 안 보인다. 최근 일본 앞바다에 떨어진 미사일 4기중 1기가 어디로 떨어졌는지도 밝히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니, 일본에 있는 사드 레이더가 ‘고물사드’라는 말이 나오고, 이런 사드를 ‘땡처리’로 한국에 강매한다는 이야기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한국은 미국 입장에서는 VIP고객이다. 2006년~2016년 한국의 미국 무기도입은 36조 360억원이다. 평택 미군기지 조성비용 8조 9천억원을 뺀 금액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미국 군수업체인 록히드마틴사는 우리나라에 120억달러, 한화 13조 8천억원 상당의 무기를 팔아먹었다. 나는 이 13조원이란 액수가 상상되지 않는다. 참고로, 2016년 체불임금 총신고금액은 1조 4286억원이며 대상 노동자는 32만5400명이다. 록히드마틴사에 퍼다주는 무기도입비 13조면 최소 10년치의 노동자 체불임금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향후 글로벌 호크 4대 1조원, F-35A 40대 7조원 등 10조원을 지출해야 하고 트럼프의 미군주둔지원비 인상요구도 뒤 따를 것이다.

 

특히 사드 배치가 구린내가 나는 것은 ‘록히드마틴-최순실 커넥션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10조 원대의 F-X(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최순실 씨가 직접 개입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으로, 유명한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 씨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린다 김 씨는 차기 전투기로 선정된 F-35 스텔스전투기와 사드를 제조하는 미국 록히드마틴사를 위해서 로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영수 특검팀이 최순실의 록히드마틴과의 검은 거래까지 파고들지 못했지만 여러 정황은 이러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결국, 록히드마틴의 입장에서 사드 배치는 박근혜 정부때 최순실과 린다 김의 로비에 의해 성사된 다 된밥이다. 아주 실리적 측면에서 볼 때, 탄핵인용 결정이 나기 전에 기정사실화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사드 발사대를 오밤중에 오산 비행장으로 밀고 들어온 이유의 일단이 설명된다.

 

사드 배치 무효화는 군사, 경제 이상의 의미

민주주의 위해 안보장사, 종북몰이 끝내야

 

사드 배치를 원점을 되돌리는 일은 향후 한반도의 평화, 한국 민주주의 신장을 위해 긴요한 일이다. 분단에 기생하는 수구세력은 안보장사로 대선에서 다시금 세력결집을 꾀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사드 배치를 대선쟁점으로 들고 나오면서 문재인 후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른바 문재인 후보의 전략적모호성이 중국의 경제압박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사드배치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 ‘그럼 이북의 미사일 발사를 용인하자는 거냐?’는 식으로 물고 늘어질 게 뻔하다. 한마디로 ‘안보 홈쇼핑’을 다시 열어 ‘종북 물품’을 끼어 팔겠다는 속셈이다.

 

이제는 안보장사, 종북몰이 업종을 폐업시켜야 할 때가 아닌가. 이북 미사일에 군사적 대응이 능사가 아니라 그 원인을 파헤쳐 근본을 해결해야 한다. 상식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북의 미사일 발사가 무슨 첨단군사기술 자랑이나 침략의지 과시가 아니라 미국과의 대화를 하고자 하는 군사적 제스처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탄핵 기념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 승리' 피켓을 들고 박근혜 구속을 외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양지웅 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북한 핵 문제에서 핵심 당사국은 북한과 미국입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북한이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책임은 미국에게 있습니다. 북한이 핵카드로 받아내려는 것은 북한의 안전보장입니다. 이것은 미국만이 해줄 수 있죠. 1993년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이후, 북한이 20년 동안 줄기차게 요구한 것이 북미수교, 북미평화협정, 경제지원입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의해 촉발된 초유의 대통령 탄핵결정은 많은 것을 함의하고 있다고 본다. ‘군주의 정치’로 표현된 일인독재식 정치를 바꾸라는 민주주의의 회복선언이다. 민주주의의 여러 가치 중에서 무엇보다 표현의 자유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신앙, 정견의 차이가 있더라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야 말로 민주주의의 시금석이다. 그런 측면에서 종북몰이와 반공에 근거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제도와 풍토는 새로운 민주정부 수립의 출발과 함께 청산할 적폐 중의 적폐다. 그러하기 때문에 현재 사드 배치를 단순히 경제 군사의 측면만 봐선 안 된다. 민주주의 실현을 가로막는 적대적 대북정책을 바꾸는 전환점이자 자주적 결정권을 통해 국익에 충실한 한국으로 거듭나는 터닝포인트로 삼아야 한다. 이것이 촛불민심이 바라는 새로운 민주주의다.

 

지난 8일 김천에서 사드배치 반대 기조로 연설한 김제동씨의 말을 들어보자. “지금 대한민국 국가안보를 반대하는 세력들은 국방예산 40조 주었지만 장군들 골프 친다고 빼돌리고 우리 아이들 군대 보냈을 때 물 새는 군화 만들고 총알 뚫리는 방탄복 만들어놓고 돈 빼돌리는 세력들이다”

 

대통령 탄핵결정의 배후는 김제동씨가 지적한 국방부 관계자만이 아니라 안보지상주의와 종북몰이에 기생하는 세력이다. 이른바 구체제이다. 사드를 제거함과 동시에 구체제를 청산하는 것이 대통령 탄핵인용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새로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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