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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노동경제] 최저임금, 어이없는 역주행
기사입력: 2019/07/22 [14:32]  최종편집: ⓒ snmedia.org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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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비정규특별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길 민주노총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파기 선언에 대한 민주노총 위원장, 최저임금 노동자위원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07.15ⓒ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 성남피플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240원(2.87%) 인상이 결정된 지 일주일이 됐다. 자유한국당에선 차라리 동결하는 것이 맞았다고 하고 재계는 환영하지만 그 웃음을 감추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심의위원 전원이 사퇴하고 공익위원의 사퇴 및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18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도시에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의 사실상 삭감에 항의해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보통 정부법안이나 시행령 등이 통과되고 나면 이러저러한 비판과 성토가 이어지지만, 이번 최저임금 실질인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존치 여부 논란과 문재인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 등 여러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노동계가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는 점은 최저임금 2.87% 인상의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공익위원들이 3% 이하 인상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이를 사수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았다는 후문이다. 즉,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물가는 오르는데 최저임금은 오히려 후퇴

 

17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낮춰 잡았지만, 최저임금 심의 당시에는 예상 경제성장률 2.5% + 물가상승률 1.1%로 내년 최저임금이 최소 3.6% 이상 인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합리적이었다. 물가상승률은 1.1%로 잡았지만 노동자가 느끼는 체감물가상승률은 5%대 이상이다.

 

실제 1년 사이 김밥은 5.9%, 치킨은 7%, 삼겹살은 10% 가격이 올랐고, 소줏값도 올랐다. 심지어 콩국수, 냉면 가격이 1만원이 넘는데 물가상승이 0%대라고 하니 사람들이 어이없어 한다. 통계청은 노동자들의 생활과 밀착된, 예를 들면 교육비, 교복비, 학교급식비 등 물가의 가중치를 낮게 책정하고 있는데 이를 재조정해 적정한 물가상승률 통계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또한 눈여겨볼 점은 속도조절론이란 이름하에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포기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한 바 없다고 하지만, 소득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가? 노동자가 자본가나 부동산 부자가 아닌 한 자산소득이나 이자소득을 거의 기대할 수 없다. 월급봉투 말고는 없다.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506만명으로 전체 일하는 사람의 1/4 수준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최저임금의 영향 범위는 훨씬 넓다. 며칠 전 노동조합 교육을 갔던 한 사업장은 임금협상에서 사측이 2%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근거를 물어보니 사측은 “최저임금 인상이 2%대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 선상에 있는 노동자만이 아니라 노동자 전체의 임금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이른바 속도조절론이라는 것도 정부의 속내를 보면 언론의 비난과 재계의 몽니를 좀 피해보자는 ‘꼼수적 발상’이다. 한국의 저임금은 속도를 조절할 만큼 과속한 바가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최저임금 16% 인상은 그나마 눌려왔던 최저임금 노동자에게 산소공급기를 일시 연결한데 불과하다.

 

일부 언론과 재계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폐업 자영업자가 증가했다는 주장은 하나의 선동에 불과했다는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의 유의미한 통계는 잡히지 않았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다른 통계에서는 지난해 종사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9만명 감소했고, 종사원이 있는 고용주는 4만명 증가했다고 확인됐다.

 

소득격차의 중재자 최저임금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달 2일 발표한 조사를 보면, 한국의 소득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에 대해 ‘매우 동의’ 39.7%, ‘약간 동의’45,7%로 동의가 85.4%에 달했다. 그나마 2년 연속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통계청 발표 이후 처음으로 20%대 아래로 떨어졌다. 올 들어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인상률은 4%가 넘는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임금인상률 평균보다 낮으면, ‘임금격차와 저임금 계층 축소’라는 최저임금의 순기능은 사라질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그나마 벌어질 대로 벌어진 소득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다.

 

어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불안정한 수출환경에 기초해 기업투자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30대 재벌기업이 850조원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투자하지 않는 복지부동은 단기에 처방을 될 수 없으며, 최저임금을 실질인하 한다고 투자를 끌어낼 수도 없다. 오히려 소득주도성장을 강하게 밀어붙여야, 이번 일본의 경제폭력에 대해서도 애국심에 호소하는 소비를 넘어 내성을 갖는 내수시장 활성화를 열어나갈 수 있다.

 

끝으로 최저임금심위원회의 구성 관련해 현재 9:9:9 라는 산술적 균형주의를 깨야 한다. 이윤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에 비해 노동자는 항상 불리한 처지에 있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자본의 이익을 대변한다. ‘정치는 경제의 집중적 표현’이라는 말이 왜 생겼겠는가?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따라서 정권 입맛대로 최저임금이 결정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익위원 위촉 기준도 노동현실에 대한 이해와는 거리가 멀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13조 ‘공익위원 위촉 기준’에 따르면 ①3급 이상 공무원 ②노동경제, 노사관계 등 부교수 이상 ③공인된 연구기관 박사 연구원으로 돼 있다. 최저임금위가 구성된 지난 30년간 72명의 공익위원 중 45명이 교수이고 전공도 경제·경영학에 편중되어 있으니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구성부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현재 최저임금위의 구조를 인정하더라 현실에 부합하는 최저임금을 논의, 결정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추천 공익위원’을 확대하거나 노동자측 위원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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