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건강
김용균특조위 결과발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시 제정 촉구
민주노총경기도본부 성명
기사입력: 2019/08/21 [14:51]  최종편집: ⓒ sn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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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5개월간 진상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김용균 사망사고의 근본 원인이 ‘발전소 민영화·외주화’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특조위 조사결과 발표이후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성명을 통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즉시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 고 김용균 특조위는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김용균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사진제공 ⓒ민중의소리     © 성남피플

 

[성명] 산업재해 피해 노동자에게 책임전가 중단하고,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즉시 제정하라!

 

"기계 문제가 발생하면 서부발전 발전설비 관리시스템에 협력업체가 직접 사진을 찍어서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김씨는 이런 지침에 따라 충실하게 내부 사진을 찍기 위해 점검하러 들어가야 했다. 결국 지침을 너무 충실히 지켜서 사고가 난 것"

 

24살의 짧은 삶을 어둡고 쓸쓸한 화력발전소 안에서 마감한 고 김용균 노동자 죽음에 대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가 4개월여의 조사 끝에 내린 결론이다. 태안화력발전소 사측의 “지시되지 않은 ‘개인의 부주의’로 사고가 일어났다”는 판에 박힌 주장과 원칙과 지침대로 일한 결과가 죽음으로 돌아오는 참담한 노동현실에 다시한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연관기사]http://www.vop.co.kr/A00001365040.html [김영욱의 노동경제] ‘위험의 외주화’, 이번만큼은 브레이크를!

 

조사 결과는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을 부른 원인이 “개인의 부주의가 아니라 고용자의 지침을 너무 충실히 지켜서” 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산업재해는 우연과 불운의 산물이 아니라 작업현장 속에 숨어 있던 구조적인 위험이 표면으로 드러나는 것임을 이 사례가 분명하게 보여준다.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여 사고를 예방할 책임은, 위험한 작업현장 속으로 떠밀려 들어간 노동자가 아니라 그 현장을 계획하고 만들어낸 사용자가 떠맡아야 한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은 수많은 산업재해 가운데 ‘하나의 사고’로 머물지 않고,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작업현장 내외의 모든 요소를 차단하는 아주 중요한 ‘한 번의 계기’가 되어야 하며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에도 산업재해로 인한 노동자 죽음의 행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내에서 벌어진 사건만 헤아려도 벌써 수십 건이다. 26살의 고 김태규 청년 건설노동자의 죽음 또한 그 중 하나다. 건설 시공사의 하청업체에 소속되어 일을 나갔던 김태규 노동자는 일한지 3일 만에 20m 높이의 화물엘리베이터에서 작업하다 추락하여 사망했다. 한 달 정도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그 사이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건설사의 현장훼손을 방관했다. 진상규명을 위해 사고원인의 증거를 모으기 위한 유가족 활동에 대해, 건설사는 현장 출입을 막고 위협과 조롱을 일삼았다.

 

고 김태규 노동자의 누나 김도현 씨는 이렇게 말한다.

 

"기업이 살인을 저질러놓고도 벌금, 집행유예로 끝나는 솜방망이 처벌만 이뤄지다보니 기업들은 사람 목숨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얼마 전에 태규가 죽은 현장에 방문했다. 말그대로 사측에게 조롱만 당하고 왔다. 사측은 문지기를 배치해 놓고 사유지라면서 들어가려면 공문을 보내라고 하더라. 안 그러면 신고한다고. 사람을 죽게 만든 기업인데, 원청과 하청사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현장을 보겠다는 유가족을 기만하고 무시하고 조롱한다."

 

산업재해로 인한 죽음은 누구의 책임인가? 그것은 지금껏 피해를 입은 노동자에게 돌려지기 일쑤였다. 사고가 발생하면 사측은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노동자의 ‘부주의’, ‘실수’, ‘안전불감증’을 주장해 왔고, 이 말은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 사고원인 조사를 맡은 기관들의 입을 빌려 거리낌 없이 언론을 통해 퍼져나갔다. 그로부터 부상과 질병, 죽음으로 고통 받은 당사자가, 오히려 사고 원인을 제공한 가해자 취급을 받는 일이 당연시 되었고, 노동자의 생명은 언제든 바꿔 쓸 수 있는 소모품처럼 다루어지고 있다. 법원의 판결 또한 마찬가지이다. 생명에 대한 책임이 고작 몇백만원의 벌금 또는 죄만 인정하고 사실상 벌을 주지 않는 집행유예에 그치고 있다. 현실이 이러한데 어느 사용자가 노동자의 사고 예방을 신중하게 고민하겠는가?

 

2001년부터 작년까지 지난 18년 간 집계된 38,501명의 죽음 대부분은, 자신의 생명만 아니라 명예까지 갈가리 난도질된 후에 쓸쓸히 잊혀졌다. 노동자의 생명에 대한 이 같은 취급은 과연 정당한가? 노동자 개인의 문제이니 이대로 방관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어떤 생명도 다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다. 때문에 산업재해의 발생 책임을 사용자에게 묻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인간의 생명에 걸 맞는 강력한 징벌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끝없는 죽음의 행렬, 오히려 갈수록 빈번해지는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도 목숨을 위협하는 사고가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인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을 즉시 제정해야 한다.

 

 

2019년 08월 21일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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