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수 펑크' 규모가 30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56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올해도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세입 여건 악화로 3년 연속 '세수 펑크'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기획재정부의 '2024년 연간 국세수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336조5,000억원으로 2024년 본예산(367조3,000억원)보다 30조8,000억원 덜 걷혔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9월 세수 재추계를 통해 29조6,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부 예상보다 1조2,000억원 더 줄어들었다. 2023년 세입 실적(344조1,000억원)보다는 7조5000억원 덜 걷혔다.
지난 2023년 56조4천억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난 데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이다.
▲ 올해 건설경기악화로 건설기업과 건설노동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지 ©성남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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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결손은 정부가 예산에서 추계한 세수보다 실제 결산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의 세수 추계가 틀렸다는 문제보다, 2년 연속 세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예산을 편성한 2022년 세입 실적(395조9천억원)와 윤석열 정부가 예산을 편성한 첫해인 2023년을 비교하면 13.1%(51조8천억)가 줄었다. 2024년 세입 실적은 전년 대비 2.3%(7조5,000억원) 줄었다. 2022년과 2024년을 비교하면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국세 수입이 15%(59조4,000천억원)이 감소한 셈이다.
과거 경제 위기 국면에도 국세가 줄어드는 경우는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 2년에 걸쳐 나타난 감소 폭이 가장 크다. 1998년 IMF(국제금융기구) 외환경제위기 당시 국세 수입은 전년 대비 3.0%(2조1,400억원) 감소했으며, 금융위기 때인 2009년에는 1.7%(2조7,653억원)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역대급 '세수펑크'라고 지적받은 2020년에도 전년 대비 세수 감소율은 3.2%(7조9,000억원)에 불과했다.
정부는 국세 수입 감소의 원인이 불경기로 인해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해외 현지 법인이나 자회사 등을 제외한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1조5,3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는 0원이다. SK하이닉스도 2023년 7조원의 영업적자로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법인세 수입은 전년보다 17조9,000억원 덜 걷혔다.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도 세수 감소에 미쳤다. 정부는 2022~2023년 세법 개정을 통해 법인세율을 1%씩 일괄 인하하는 등 기업에 유리한 감세 정책을 추진했다.
세입 감소가 일어났던 1998년과 202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각각 -5.1%, -0.7%로 역성장을 했지만, 202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4%, 2.0%으로 성장 곡선을 이어갔다. 세수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물가도 2023년부터 2024년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이를 고려하면 세수 감소를 경기 탓만 할 수 없다.
실제로 법인세는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전년보다 각각 1조6,000억원, 8조5,000억원 더 걷혔다. 경기 불황이 기업에만 작용했을 리는 없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세수 감소는) 감세 영향이 크다"면서 "IMF 외환위기 당시 경제성장률이 -5%인데 세수 감소가 -3%고, 2년 동안 경제가 성장했는데도 세수가 -15% 줄어든 것을 보면 경기 둔화뿐만 아니라 감세 효과가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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