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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청,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천막농성장 강제 철거…조합원 부상

김영욱 | 기사입력 2025/04/24 [16:39]
노동/건강
종로구청,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천막농성장 강제 철거…조합원 부상
기사입력: 2025/04/24 [16:39] ⓒ 성남피플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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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권력 투입된 천막 철거에 조합원 심각한 부상 입고 병원 이송

- 마트노조 "생존권 짓밟는 폭력행정종로구청·경찰서 책임 반드시 물을 것"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이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설치한 천막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조합원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마트노조)"노동자 생존권을 짓밟는 야만적 행정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사건은 이날 오전 846분경부터 시작됐다. 경찰 버스와 경찰 방송차가 종로구청 앞 청진공원에 도착했고, 곧이어 민주노총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긴급 집결을 공지했다. 오전 9시 마트노조는 조합원들에게 긴급 지침을 내리고, 안수용 지부장이 릴레이 108배를 시작하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95분경 구청 소속 트럭이 현장에 도착했고, 920분경 철거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번 철거에는 종로구청 직원 약 40명과 경찰 80여 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천막을 고정하고 있던 구조물을 절단하던 중 구청 공무원이 사용한 커터칼이 조합원 A씨의 손을 깊게 그어 중상을 입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한 손에 마이크를, 다른 손으로는 천막의 뼈대를 잡고 있었으며, 격렬한 저항은 없었던 상태였다. A씨는 곧바로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상처가 깊고 혈관, 인대, 신경까지 손상돼 봉합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추가 이송되어 대기 중인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조합원은 종로구청 직원들의 압박에 호흡 곤란과 흉통이 있어 외과 진료를 대기중이며, 응급실에서는 갈비뼈 골절이 예상된다고 알려왔다.

마트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고 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를 강력히 규탄했다. 성명에서 노조는 "노동자들이 천막을 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사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철거에 나선 행위는 명백한 폭력"이라며 "정당하게 집회신고를 내고 집회를 이어가던 와중, 기습적인 철거로 집회를 방해하고 인명피해까지 초래한 종로구청과 경찰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트노조는 이번 철거의 배경으로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기업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지난 414일부터 MBK 본사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이어오던 노조는, 이후 종로구청 인근으로 농성장을 옮겨 투쟁을 계속해왔다. 노조는 "MBK의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의 일터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에 맞선 투쟁을 탄압하는 행정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종로구청,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천막농성장 강제 철거…조합원 부상  © 성남피플



한편, 종로구청은 이번 철거가 "공원 점거에 해당하는 불법행위에 대한 정당한 행정 집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구청 측은 "공공시설 내 불법 점거물에 대한 철거는 사전 고지 후 이뤄진 행정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는 철거 과정에서의 과도한 공권력 투입과 부상자 발생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집회 자유와 행정권력의 한계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향후 법적 대응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마트노조는 "종로구청과 경찰서에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며, MBK와의 투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노동자 생존권과 공권력 행사 범위의 경계선에서 벌어진 충돌로, 향후 노동정책과 집회 관련 법적 기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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