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센터가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기업명을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따라 처음으로 원청·하청 실명이 포함된 전체 자료를 공개했다. 중대재해가 어느 기업에서 반복되고 있었는지를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료를 살펴보면, 먼저 눈에 띄는 지점이 있다. 2024년 중대재해는 436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211건, 2023년 240건과 비교하면 수치상으로는 증가했지만 이 수치를 단순 비교해 "중대재해가 폭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024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상시근로자 5인 이상 모든 기업으로 확대되면서, 그동안 통계에 잡히지 않던 중소·영세 사업장의 사고가 새롭게 포함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도별 총량 비교만으로 산업현장의 위험이 악화됐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중대재해, 같은 기업에서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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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원청기업 현황2024년 중대재해가 발생한 원청기업은 403개였는데, 이 가운데 37개 기업은 2022년 또는 2023년에도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이었다(고용노동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함)정보공개센터 © 성남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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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2024년 사고기업 중 '반복 기업'의 규모다. 2024년 중대재해가 발생한 원청기업은 403개였는데, 이 가운데 37개 기업은 2022년 또는 2023년에도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이었다. 법 적용 범위가 달랐던 지난 3년 동안에도, 이들 기업에서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대우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는 물론, 한국전력공사, 산림청, 포항시청 등 공공기관도 포함된다.
이 가운데 3년 연속으로 노동자가 사망한 기업은 11곳이나 된다. 대우건설은 3년 동안 11건의 사고로 12명이 사망했고, 현대건설과 롯데건설도 각각 9명이 사망했다. 사고는 대부분 위험 공정에 투입된 하청 노동자에게서 발생했으며, 추락 사고 비중이 매우 높았다.
최근 성남에서는 삼성물산이 10월29일 오전 8시쯤 판교641 PSM타워 신축 공사 현장에서 철골 운반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 A씨가 숨졌다. A씨는 후진하던 굴착기에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해당 건설 현장의 시공사는 삼성물산이고, A씨는 철골구조 제작·시공 업체 소속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업계 관계자는 “추가 인명 피해나 붕괴 등 2차 사고 위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물산은PSM타원 신축 공사현장은 사고 직후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11월 10일 현장 작업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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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사이렌 이미지 © 성남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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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8월 포스코 하청 업체 추락 사고, 건설 계열사 포스코이앤씨의 사망 사고(올해 5번째)가 이어지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아니냐"라며 강도 높게 지적했다.
하지만 불과 6일 만에 공사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감전으로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반복되는 사고에 사임했고, 장인화 회장은 안전 혁신을 이루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포스코 제철소의 사망 사고와 부상 사고는 줄어들기는 커녕 여보란 듯이 촘촘한 주기로 재발하고 있다. 어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배관 청소 작업을 하다가 가스를 들이마신 노동자들이 위중한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의 원인으로 ‘죽음의 외주화’를 지적하는 의견이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포항지부는 21일 “사고 작업을 수행한 ㈜그린은 포스코 협력사 중 가장 열악한 ‘공급사’로, 가스 측정·환기 등 기본 안전조치와 보호구 지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이번 사고는 최근 연쇄적으로 발생한 중대재해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중대재해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들어, SPC제빵에 대한 강한 질타와 그후 포스코이엔씨 등 연이은 사고에 이재명 대통령은 "죽으려고 일터로 나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영업취소와 징벌적 손해배상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영업취소나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이 된 중대재해 기업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이는 중대재해에 대한 사회적 관성, 잠시 언론에 한 줄 나오고는 유야무야 솜방망이 처벌로 면피하는 관행때문이다.
중대재해 처벌법에 대한 강화와 영업취소는 강한 규제가 작동하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는 "이에 앞서 어려운 일은 외주화, 건설현장의 최저낙찰제와 중층하도급을 개선하기 않고는 무망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 기사는 '오마이뉴스' 기사를 참고 작성하였습니다.)